18장: 화창한 섬에서의 하루

화창한 날씨에 롱비치로 가서 아발론으로 가는 배를 기다렸다. 대합실에 있는 음식점에서 가볍게 크레페에 쥬스 한잔을 하고 나니까, 출발시간이 되었다. 몇 년전에 데이나포인트에서 출발했을 때는 배가 작아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롱비치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상당히 컸다.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덕분에 2시간 가량의 항해에 별 문제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타고, 카누 등 배가 다 실리자 배가 출발했다. 조용한 아침바다가 더욱 더 푸르러 보이고 주위의 새들과 물고기들도 모두를 반기는 듯하다. Parasailing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 오자 섬에 가까와 진걸 알았다.

몇년전에 채널 아일랜드를 다녀온 적이 있다. 벤츄라 항에서 출발해 1시간 반 가량 걸쳐 섬에 오착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착하기 전에 섬 앞의 바다에서 물고기, 고래 그리고 새들이 푸닥거리며 놀던 모습은 잊혀비지가 않는데, 선장도 잠시 새우고 구경한다고 하더니, 거의 30분을 구경하게 되었다. 바다위의 천국이었다. 채널아일랜드는 5개 섬으로 되어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섬이 배편이 많은 데, 그 곳으로 갔다. 바다 건너, 아나카파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길쭉해서 한번 하이킹을 해 보고 싶은 곳이다. 채널 아일랜드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벤딩머신도 찾기 힘들어 물을 가지고 가지 않았으면 고생할 뻔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하이킹을 하고 지나가면서 반가운지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곤 한다. 하이킹 후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는데, 한 젊은 친구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 중부의 아이다호의 작은 마을에서 와서 그 곳은 놀만한 곳이 거의 없는데, 자기는 이 섬이 너무 좋다고 한다.

채널 아일랜드와 달리 카탈리나 아일랜드 아발론은 나을이 잘 만들어 져있고, 카지노는 물론 마운틴 바이크나 zipline 같은 놀이 기구도 있고, 음식점이나 카페가 참 깨끗하고 많다. 섬이 커서 걸어 돌아다니기에는 피곤하고 투어버스나 골프차를 렌트하는데, 투어 버스를 이용했다. 바로 옆자리에 어리고 예쁜 여학생이 앉았다가 그 아버지 인거 같은데, 자리를 바꾸었다. 체격이 큰 백인이라 자리가 꽉찬 느낌이다.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져 버렸다. 섬을 한바퀴 도는데, 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섬에 잠시 정차했다. 사람들 모두 나와 경치를 감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식사는 피자와 콜라로 하고,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오더니, 자기는 카탈리나 아일랜드를 6번째 방문하는데, 올 때마다 너무 좋다고 한다. 마침 채널 아일랜드에서 만난 아니다호에서 온 젊은이가 생각났다. 이 아주머니는 남가주에서 사시는 분인데, 사는 곳을 훌훌떠나 방문하는 섬에서의 시간이 좋은 듯 하다. 여행은 그곳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거 같다.

해가 저물어 가려할 때 돌아가는 배가 도착했다. 배를 타고 돌아가는 배에서 지는 석양을 바라보는 느낌도 남달랐다. 배에서는 월드시리즈가 한창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집에서 나가지 않고 월드시리즈를 보고 있을 시간인데, 액티브하게 돌아다니는 하루가 더 건강하게 느껴졌다. 배안에서는 백팩에 넣어 온 물과 스낵들로 간단히 먹고, 참고로 배 안의 음식은 조금 비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캐사디아와 타코로 마무리 했다. 조용히 어둠이 내린 도로에서 새로운 일주일을 기대해 보았다.